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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회 가오다시

작성자관리자

  • 등록일 22-05-21
  • 조회25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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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체색과 독특한 디테일의 드라곤 쉬림프(Dragon shrimp). ()은 최상단 돌출부에체장 2cm. 

니콘 D200, AF Micro Nikkor 105mm F2.8D, 넥서스, f16, 1/250, Z-240X2, RAW, -23m, 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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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면서 체색을 바꾸는 체장 7~8cm 정도의 옐로우 쉬림프 고비(Yellow shrimp Goby).  

니콘 D200, AF Micro Nikkor 105mm F2.8D, 넥서스, f8, 1/250, Z-240X2, RAW, -5m, 발리.

수중사진가인 일본의 한 지인(知人)과 얘기 중에 우리가 흔히 폼 잡다! 멋 내다! 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가오다시! 후까시!" 라는 단어에 대해 물었더니 그런 말은 들어본 적 없고, 일본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단다. 연유를 묻기에 수중사진하면서 뭐 특별한 거라고 잘난체하는 다이버들이 가끔 보인다고 하자 아! 하고 질문의 의미를 이해한다며 일본에도 그런 사람이 가끔 보이는데, 사진 자체는 별로임에도 코가 이마에 붙어 있거나 장비의 구색은 엄청나단다. 메이커를 먹여 살리는 사람은 프로가 아니라 아마추어라며 크게 웃는다.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든 비슷한 모양이다. 참고로 이러한 의미의 제대로 된 일본어는 "えらぶる(에라부루), しよってる(시욧테루)" 등이다.

 

"수중사진가" 라는 호칭의 말미에 붙는 가()는 일정 수준 이상에 오른 사람을 높여 부르는 말이고, "작가(作家)"는 사진으로 생계를 꾸리는 사람 즉, 프로를 일컫는 표현이다. 하지만 작금의 세태는 카메라만 들면 "수중사진가, 수중사진작가"라 자칭하니 너무 가벼워 보인다


좋은 사진을 꾸준히 발표하다보면 자신만의 색깔을 인정받는 시기가 오게 되고, 그때서야 "수중사진가"라는 호칭이 부끄럽지 않게 된다. 서둘지 말자! 그건 어차피 거품에 불과하고, 평가는 대중의 몫이다. 사진가는 호들갑 떨지 말고 조용히 사진 찍어 발표만 하면 된다. 사진은 입이 아니라 머리로 가슴으로 찍는 것이다.

 

홀로 바다에 잠겨보라. 밤바다면 더욱 좋다. 숨을 고르고 주변을 조용히 응시하라! 그리고 느껴보라! 필사적으로 느껴보라! 당신이 좋아하는 그 바다에 잘난척하는 그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죽은 듯 고요히 머물다 공기가 떨어지면 그때 나오라. 하지만 나보다 조금 늦게 들어올 누군가를 위해 흔적을 남기지 말고, 바다가 주는 필링(Feeling)만을 가슴에 담고 돌아오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를 가슴에 품었건만 뭐가 아쉽고 부족해 사진 갖고 가오다시 잡는단 말인가!


제주수중사진학교 대표 황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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