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회 수중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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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초에서 군집 생활하는 퍼플 퀸 안티아스(Purple queen anthias). 체장 10cm.
Nikon D700, 105mm Macro, Nexus, f16, 1/250, Z-240X2, RAW, -20m, Moalboal Philippines.
태생은 암컷이지만 필요에 따라 수컷으로 성(性)전환하는 퍼플 퀸 안티아스(Purple queen anthias)
Nikon D700, 105mm Macro, Nexus, f16, 1/250, Z-240X2, RAW, -20m, Moalboal Philippines.
다이빙하면서 느끼는 수중의 감상은, 십인십색(十人十色)이라 모두가 다를 것이다. 혹자는 신기함을, 아름다움을, 또는 두려움을,.....필자에겐, 가창력 뛰어난 가수들이 열정을 뿜어내는, 다양한 장르의 음률이 흐르는 콘서트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식은 열정에 불을 지피는 고음이 작렬하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가슴을 울리는, 흥에 겨워 어깨를 들썩이는,.....감성이 충만한! 이런 느낌을 수중에서 받는다.
조류를 거슬러 무리 짓는 정어리 떼, 이를 노리는 총알 같은 잭피시의 움직임, 파란바다를 보라색 물결로 수놓는 퍼플 퀸, 목가적인 분위기의 잘피 숲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거북, 우아하게 유영하는 고래상어, 하늘하늘 폴립을 나부끼는 산호들, 수중을 파고드는 햇살의 출렁임, 몸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무중력.....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 하나하나가 리듬을 가졌고, 예사롭지 않게 가슴에 와 닿는다. 이런 분위기를 방해하지 않으려 최대한 주의를 기울인다. 정밀하게 중성부력을 컨트롤하고, 핀 킥에 주의하며, 수중의 흐름에 맞추어 조용히 움직인다. 매너 없는 관객이 되지 않으려,.....
이번호 주인공인 퍼플 퀸은 잠시도 가만있지 않고 허공을 누빈다. 숨죽이고 있노라면 1미터 남짓까지 다가오지만 시시각각으로 렌즈와의 거리가 달라지므로 매뉴얼 싱크로로는 적정 라이팅을 주기가 어렵다. 또한 거리가 있다고 조리개를 개방하는 경우 지느러미의 아름다운 디테일은 포커스 아웃되고, 몸통과 지느러미의 블루 컬러는 물색에 묻혀 버린다. 하여, 스트로브는 TTL로 컨트롤하고 초점은 AF-C(예측 구동), 조리개는 스트로브의 조광한계까지 조이고 셔터스피드는 X접점으로 하여 배경을 죽였고, 결과 퍼플 퀸의 화려한 디테일과 색상이 살아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물고기 사진은 의외로 쉽다. 계속 움직이므로 초점을 잡기가 어려울 뿐! 이것만 숙달된다면 역동적인 자세는 알아서 취해 주므로, 촬영자는 단지 셔터챤스만 낚아채면 된다.